본문 바로가기
주간 이슈

내가 본 2003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관람기

by 키워드1223 2023. 3. 9.

유니버시아드 자원봉사로 대구호텔에서 통역으로 일할 때 다이빙 심판들이 가볼만한 장소가 없냐고 물어보곤 했습니다. 

유니버시아드 안내 및 지도 책 자에 대구 근교의 명소로 경주 지역이 소개되어 있었고, 그때 경주에서도 문화 엑스포를 개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수촌에서 엑스포장으로 배차도 되어 있고 엑스포에 참여할 수 있는 몇몇 프로그램도 보았습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방학 때 시간 나면 한번 가 보아야지 하던 것이 개학을 하고 중간 고사 기간 한 주를 남겨 놓은 오늘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여자친구가 일하는 회사의 상사분이 꼭 엑스포에 갈 수 있는 사람에게 표를 준다고 했는데 여자친구가 덥석 갈수 있다고 표를 받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는 10월 3째 주 주말에 가기로 약속을 정하고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텔레비전을 통해 엑스포 관람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더욱 관심이 쏠렸습니다.

 

 

떠나기 전날 인터넷으로 엑스포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교통 정보와 일정안내를 프린트 해 놓고선 엑스포에서 찍을 카메라와 간단한 준비물을 챙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엑스포 입장원이 주는 다양한 서비스에 놀랐습니다.

무료로 10곳도 방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숙박시설에도 할인 혜택이 주워졌습니다.

이 홈페이지에서 느낀 점은 이전의 다른 행사 홈페이지와는 달리 너무나 찾기 쉽게 목록들이 정리 되어 있었고, 그 목록에 맞게 자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쉽게 질리지 않도록 우리의 관심을 끄는 그림들과 구성들로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경주에 기차로 가기위해 동대구역으로 출발했습니다. 홈페이지에 올려진 기차 시간과 20분 정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동대구역에서 통일호가 9시에 출발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 기차는 9시 20분 이었습니다.

하지만 20분 정도의 여유시간이 생겨 간단하게 허기를 때울 수 있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어제뽑아 놓은 일정표를 보며 구경할 것에 대해 의논을 하다 보니 어느 덧 경주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엑스포로 태우려고 택시 기사 아저씨들의 호객 행위가 있었지만 어제 뽑아둔 교통 일정을 보면서 손쉽게 행사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국기광장에 다다라서 기념사진 한 장씩 찍고, 엑스포장으로 입장 했습니다.

가슴 시원하게 탁 트인 장소가 너무 좋았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안내원 아가씨가 있어서 여기저기 준비한 손길들을 느꼈습니다.

기념품 코너에서 이번 엑스포의 마스코트인 화랑이와 여자친구인 원화인형을 샀습니다.

물론 엑스포를 구경할 기회를 준 여자친구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입구에서 나누어준 일정표와 배치도를 보면서 우리는 제일 먼저 ‘에밀레 극장’에 ‘화랑영웅 기파랑전’을 보러갔습니다.

극장 옆에서 대기표를 받고 극장 입구에 보기 좋게 정렬된 의자에 앉았습니다.

마침 ‘에밀레 극장’ 옆으로 퍼레이드가 지나 가기에 얼른 쫓아가서 사진을 찍고 구경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극장 입장. 입구에서 안내원들이 입체 영화를 볼 때 쓰는 안경을 나눠주었습니다.

들어가 보니 극장은 제가 생각하던 작은 그런 극장이 아니라 규모가 큰 그리고 잘 갖추어진 극장이었습니다.

사회자의 매끄러운 진행에 따라 영화는 시작되었는데 너무나 실제 같은 장면에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기술이 이 정도인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특히 꽃잎이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각되어 허공에다 손짓을 하다가 여자친구에게 핀잔도 받았습니다.

내용 또한 너무 좋았습니다. ‘선화’가 사랑하는 기파랑을 위해 ‘천마’가 되면 기파랑을 만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천마의언덕에서 뛰어내리는 장면과 신라를 구한 기파랑이 ‘선화’가 보이지 않자 기파랑 또한 천마의 언덕에서 몸을 던지는 장면 등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불이 켜지고 나누어준 안경을 벗는데 여자친구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있었습니다.

 

 

밥을 먹기 위해 ‘팔도 먹거리 마당’과 ‘이사달 음식관’을 기웃거리다가 결국에는 ‘난장트기’로 들어갔습니다.

입구 옆에 어머니가 좋아하는 호박엿과 처음 보는 옥수수 엿 등 다양한 엿들이 있어서 호박엿 3개랑 여러 개 섞어놓은 엿 하나를 샀습니다. 공연장에서는 다양한 체험 행사가 있었습니다.

거울 만들기, 도자기에 가훈 쓰기, 옷감 염색하기 등등... 그리고 공연장에서는 탭댄스 같은 것을 공연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막에서 나오는 꼬지 굽는 냄새가 배고픈젊은 커플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설렁탕 한 개랑 처음 보는 쇠고기 주먹밥 2개,그리고 꼬지 2개를 시켰습니다.

주막 또한 분위기가 과거 시골 장터를 연상시켰습니다.

나무로 된 식탁과 우습게 생긴 의자 그리고 넉넉한 김치랑 깍두기 등 TV사극에서나 보던 옛날 장터의 훈훈함을 느끼는 것 같아 너무 좋았습니다.

여기서는 아까 사온 호박엿과 같이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경치 좋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며 ‘첨성대 영화관’에 Animal vision을 보러 갔습니다.

여기서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입장할 때 안경을 지급받고 갔는데 마침 단체로 엑스포 관람을 온 유치원 어린이들과 같이 입장을 하였습니다.

사회자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서 입체 영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입체 영상 속에 나도 같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곳곳에서 유치원생들이 동물 이름을 부르며 그 동물들을 잡으려고 허공에다가 헛손질을 하고, 아나콘다 같은 커다란 뱀이 우리 쪽으로 다가왔을 때는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순진한 모습에 제 마음 또한 맑아지는것 같았습니다.

내용 또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나날이 심각해져 가고 있는 생태계의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주는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첨성대 영상관을 따라 내려오다가 ‘세계벼룩시장 행사장’으로 가 보았습니다.

다양한 나라의 토속 상품과 공예품을 보면서 이색적인 문화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호주에서 갖고 온 물건들을 보면서 몇 년 전 어학연수를 하면서 6개월 있었던 호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벼룩시장에서 보니 너무나 친근하고 좋았습니다.

‘풍월주 게임방’, ‘장보고 상품관’, ‘천마의 궁전’을 둘러보았습니다. ‘풍월주 게임방’을 둘러보면서 PC 강국인 우리나라 게임이 외국의 게임에 밀려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천마의 궁전’을 보면서 아직은 캐릭터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도 일본 못지않은 캐릭터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분수광장에서 분수 나오는 것을 보려고 한참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분수광장을 통해 엑스포를 나가려고 했는데 분수광장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분수광장이라고 되어 있어서 분수가 나오는 곳을 찾았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찾아 헤맬 때는 분수가 나오지 않아서 그 주위를 계속 맴돌았습니다.

입구를 나와서 꽃으로 장식된 거대한 화랑이와 원화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올 때와는 달리 시외버스정류장 까지 가서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여서 차에 앉자마자 여자 친구랑 저는 잠에 곯아 떨어졌습니다.

좋은 피곤을 느끼며 기분 좋은 주말을 보내어 너무 보람된 하루였습니다.

 

2003 경주 세계 문화엑스포를 다녀오면서 느낀 점은, 오늘날 시대의 흐름에 맞게 홈페이지를 작성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가지고 오늘에 맞게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자칫 우리의 문화가 외국의 문화보다 뒤지거나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 이 때에 우리만이 가진 세계 유일의 문화유산을 재해석하고 발전시킨다면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문화유산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차츰 잊혀져 가는 우리의 옛 삶의 모습과 풍습을 이 엑스포의 체험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직접 체험 할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우리 선조들의 삶들을 보고 느끼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잊혀져 간 향수를 돌려주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행사를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자연스럽게 전달 할 수 있어 좋은 교육의 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대학의 참여를 통해 대학생들의 끼와 에너지를 발산 할 수 있게 하였고,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늘날 대학생들이 그저 술만 마시고, 놀기만 좋아 하는 학생들이 아니라 공부하는 틈틈이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를 살려 좋은 무대에서 좋은 활동을 한다고 어른들의 생각을 바꾸는 기회였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엑스포의 성공적으로 열 수 있었던 이유는 엑스포 장 곳곳에서 웃음으로 친절히 우리를 안내하는 도우미들과 알게 모르게 수고하시는 자원봉사자들 때문입니다.

도우미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따뜻한 정과 서로를 아끼고 도우는 미덕을 느꼈습니다.

어려운 몸을 이끌고 장애인 협회에서 단체로 오신 분들과 그 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오신 분들, 그리고 유치원생부터 나이 드신 어르신들까지 우리의 문화를 궁금해 하고 우리의 문화를 본받고 발전시키는 한, 2003 경주 세계 문화엑스포는 올해로 끝나지 않고 2004년 , 2005년, …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