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허드슨강에서 발생한 관광용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교통 인프라 회사인 지멘스모빌리티의 최고경영자(CEO)와 가족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뉴욕서 헬기 추락, 지멘스모빌리티 CEO 일가족
헬기 추락 사고로 조종사 1명을 비롯한 탑승자 6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사고 헬기에는 아구스틴 에스코바르 지멘스모빌리티 CEO와 그의 아내, 그리고 세 자녀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에스코바르 CEO는 2022년 지멘스 스페인 법인의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지멘스의 철도 인프라 담당 글로벌 CEO로 일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는 스페인의 독일상공회의소 부회장도 맡아 왔습니다.
에스코바르 CEO는 가족과 헬기로 뉴욕 관광을 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헬기 투어 회사 ‘뉴욕 헬리콥터스’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에는 이들 가족이 비행 직전 웃으며 탑승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고는 헬기가 이날 오후 3시쯤 맨해튼 남쪽 헬리포트를 출발한 지 약 18분 만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레이더 기록에 따르면, 헬기는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따라 북쪽으로 비행한 뒤 자유의 여신상 방향으로 남하했습니다.
추락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헬기 부품이 공중에서 분리돼 허드슨강에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한 목격자는 “꼬리와 메인 로터(회전 날개)가 떨어져 나갔고, 로터는 헬기 없이 따로 회전하고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다른 목격자 역시 “공중에서 총성이 연속으로 들리는 듯한 소리가 났고, 창밖을 보니 헬기 조각들이 물가로 떨어지고 있었다”라고 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문가는 헬기 자체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전직 해병대 헬기 조종사이자 항공 전문 변호사인 저스틴 그린은 “영상으로 볼 때, 조종사가 헬기를 살릴 수 없는 치명적인 기계 고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메인 로터가 꼬리 부분을 강타해 헬기가 부서지고 기체가 자유 낙하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가 생긴 순간 이미 사망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종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그냥 돌덩이처럼 떨어졌다. 너무 가슴 아프다”고 했습니다.
사고 헬기는 ‘벨 206’ 기종으로, 2013년에도 엔진 이상으로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한 전력이 있습니다. 애초 군용으로 개발됐으나 현재는 경찰부터 방송사와 관광 업체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수천 대가 제조됐습니다.
이번 사고 이후 헬기 투어 회사 대표 마이클 로스는 “30년 동안 헬기 업계에 있었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 본다”고 했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출처]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04/11/IHEEUO2ORZHFNNYW6MFP5A7UK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