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의 사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초, ‘지구촌교회 평신도들의 모임’(이하 평신도 모임)은 호소문을 발표하고 “교회의 사역조정실, 목회지원회에서 진행된 담임목사의 사임처리 과정은 성도들의 민주적 의사결정이 존중되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1일에 열린 지구촌교회 임시 사무총회는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그대로 노출시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성은 지구촌교회의 목사 사임 후폭풍
사임 과정은 교회의 인사 규정에도 위배된다.
임시 사무총회는 담임목사 또는 제직회의 요구에 의해 소집될 수 있고 담임목사가 최소 1주 전에 의안 등을 공고해야 하지만, 이번 임시 사무총회는 제직회를 거치지 않았다.
사임은 청빙 절차와 동일하게 징계위원회 구성 및 심의, 목회지원실의 동의, 제직회의 의결, 사무총회의 의결 순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담임목사가 케냐에 머무를 때 교인들의 SNS에서 문제가 노출된 후 귀국 즉시 목회지원실이 사임서를 받은 후 일주일 만에 사무총회가 열어 사직서를 처리했다.
임시사무총회는 적법한 절차를 무시했다.
-평신도 모임 측
목회지원회는 성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교회의 행정을 지원하는 평신도 기구이며, 사역조정실은 목사의 사역을 돕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담임목사의 해임과 같은 사임처분을 추진하는 것은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평신도 모임은 “목회지원회는 당연히 평신도들의 의견을 묻고,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평신도 리더들의 모임인 제직회를 소집하여 자료를 바탕으로 소통, 표결한 후 사무총회에 의견을 물어야 했다. 사역조정실 또한 교회의 행정을 지원하는 곳이지 권력을 행사하는 기구가 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징계에 앞서 징계 위원회를 구성하여 소집일에 해당자를 출석시킨 후 방어권 행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그에 따른 회의록 또한 남아야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모두 생략된 것으로 보입니다.
제직회를 소집하지도, 사무총회의 표결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평신도 모임 측은 “이전에 진재혁 목사와 관련하여 표결을 했을 때 '소수 제직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표결에서 거부당한 경험 때문에 비합법적 방법을 동원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밝혔습니다.
“문제가 된 법인카드 사용 내역 역시 원로 목사, 진재혁 목사 부부 또한 해외 사역이나 출타가 있을 때 법인카드를 사용했는데 이를 두고 ‘비리로 폄하’하는 것은 무리한 판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절차를 무시한 채 ‘자진 사임’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급하게 사임을 처리한 점, 수천 명의 성도들을 모아놓고 담임목사에게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여러 자료를 열거한 것은 성도들의 판단을 왜곡시키려는 의도라는 점, ‘자진 사임을 하지 않으면 형사 고발 하겠다’고 압박한 점 등은 상당히 부적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수진 사모님의 침신대 교수임용과 관련된 문제
최성은 목사의 아내 한수진 사모님의 침신대 교수임용과 관련된 문제를 두고도 평신도 모임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명예 훼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목회지원실장은 임시 사무총회에서 “한수진 사모가 침신대 교수로 임용될 때 교회가 3억 원을 장학금으로 송금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평신도 모임 측은 “학교에 사실을 확인해 본 결과 한수진 사모가 비정년 교원으로 강의하던 2년 중 1년은 (교회가 학교에 제공한) 장학금 지원이 없었고 사모의 건강 악화와 가정사로 인해 교수 재임용을 포기하여 퇴직한 이후에도 교회는 대학에 장학금을 후원했다. 최성은 목사는 미국에서 목회할 때부터 수차례 침신대에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한수진 사모는 정년교수가 아닌 비정년 트랙 교수로 임용되었고 계약직 조교수로 계속 임용되며 매우 낮은 급여를 받았다.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수천 명의 성도들 앞에서 마치 사모가 신학대학과 부정하게 결탁하여 교수로 임용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사모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목회지원실장의 사직서 처리 과정 또한 논란
평신도 모임 측은 “목회지원실장이 케냐 선교를 마치고 귀국한 최성은 목사를 불러 ‘200페이지에 달하는 증거자료를 법무법인을 통해 검토받았다’고 말했고, 최성은 목사는 교회의 안정과 성도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실장이 미리 준비한 사직서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사역조정실과 목회지원회가 상당한 비용을 들여가며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은 자료를 만들었고, 법적인 문제에 관한 경험이 없는 담임목사를 강하게 압박하여 방어권이나 소명의 기회를 갖지 못하게 유도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문제의 중심에 있는 사역조정실장, 목회지원실장이 사무총회를 비롯한 모든 회의를 주재하고 집행하는 것은 비상식적 행정 처분이며 수백억 원 규모의 교육관 건축 허가를 받은 후 발주가 임박한 상황에서 미리 짜인 각본처럼 형사 처벌 운운하며 담임 목사가 빠르게 사임토록 한 것은 상당한 의심을 받을만한 대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교회는 수백 억 원의 건축비가 투입될 교육관 건립의 허가를 국가기관으로부터 승인받았고 곧 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몇 개월 전, 지구촌교회는 400억 원에 달하는 GMN 법인의 재산을 양도세를 납부하고 교회로 귀속한 상태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담임목사의 귀국 즉시 사표를 받고 곧바로 언론에 사임 사실을 공표, 일주일 뒤 임시사무총회를 열어 성도들 앞에서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공개한 두 지원 기구는 왜 그토록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움직인 것인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사고 있습니다.
침례신학대학 최선범 교수
“담임목사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형 교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문제에서 담임목사와 연관된 교회 재정 지출의 범위와 방법이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지출되었는가, 아니면 관행을 위반했는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형 교회의 시스템이 건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아니면 오작동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최선범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