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무장 조직 ‘헤즈볼라’를 공습하면서 레바논에서는 수백 명이 숨졌습니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서 지난 몇십 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인명 피해입니다.
시아파 (소수, 종교), 수니파 (다수, 정치), 이슬람교
헤즈볼라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영향력 있는 시아파 무슬림 정당이자 무장 단체입니다. 레바논 의회 및 정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레바논에서 가장 강력한 무장 조직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1975~1990년 내전 당시 레바논 남부를 점령한 이스라엘에 대항하며 1980년대 들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지난 수년간 이란으로부터 재정적·군사적으로 막강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도 강력한 동맹 관계를 자랑합니다.
헤즈볼라의 무장 조직은 과거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미군을 겨냥한 공격을 실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철수하면서 헤즈볼라는 이들을 몰아낸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국경 지역에서 이스라엘이 물러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006년, 헤즈볼라가 국경 지역에서 치명적인 공세를 벌이며 이스라엘과 전면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위협을 제거하고자 레바논 남부를 침공했습니다. 당시 민간인 약 1,000명이 목숨을 잃었으나, 헤즈볼라는 승리를 주장했으며 이후로도 줄곧 몸집을 불리며 무기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서방 국가, 이스라엘, 페르시아만 아랍 국가들은 헤즈볼라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를 향한 정치적 지지 정도
헤즈볼라는 1992년부터 레바논의 총선에 참여해 주요 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헤즈볼라와 그 동맹 집단은 지난 2022년 선거에서는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으나, 이후로도 새 내각은 구성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임시 정부의 장관직은 이들 측 인사가 장악하고 있고, 레바논은 헤즈볼라로 인해 깊이 분열된 상태입니다. 국민 상당수가 헤즈볼라를 지지하지만, 반대파에서는 헤즈볼라가 정치 부패에 연루돼 있으며, 헤즈볼라의 군사력이야말로 레바논에서 분쟁이 이어지는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헤즈볼라는 막강한 정치 단체로서 레바논 전역에서 학교, 병원, 문화 기관, 자선 단체 등도 운영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군사력 규모
헤즈볼라의 전투원은 수천 명대이며, 레바논 남부에는 거대한 미사일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한 비(非) 국가 군대 중 하나로, 이란으로부터 자금과 장비를 지원받습니다. 헤즈볼라 측은 자신들의 전투원 수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나, 외부에서는 2만~5만 명 사이로 추정합니다. 이들 중 다수가 높은 훈련 수준을 자랑하며, 시리아 내전에 참전하며 전투 경험을 쌓았습니다.
미국 소재 싱크탱크 ‘전략 국제 연구 센터(CSIS)’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로켓포와 미사일 약 12만~20만 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헤즈볼라 무기고를 채운 무기 대부분은 소형 비유도 지대지 로켓포이지만, 대공 미사일, 대함 미사일은 물론, 이스라엘 내부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유도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가자 지구의 하마스가 보유한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무기입니다.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셰이크(존칭) 하산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헤즈볼라를 이끌고 있는 시아파 성직자입니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가 군사 조직뿐만 아니라 정치 세력으로도 거듭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이란과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존칭) 알리 하메네이와도 가까운 관계입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의 암살을 우려해 지난 수년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헤즈볼라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로, 매주 TV를 통해 연설합니다.
지하 벙커에 은신해 있다가 아스라엘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2024년 9월 29일).
헤즈볼라-이스라엘의 갈등
가자 지구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의 전례 없는 이스라엘 공격이 발생한 지 바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8일, 산발적으로 이어오던 레바논-이스라엘 국경 지역의 갈등은 격화했습니다.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한다며 이스라엘 진지에 포탄을 발사했습니다.
이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및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골란고원에 로켓포 8000발 이상을 발사했습니다. 또한 장갑차에는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폭발성 드론으로 군사적 목표물을 공격했습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 진지를 공습하고 탱크와 포격을 동원해 보복에 나섰습니다.
이번 갈등으로 인해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7만 명 이상이, 레바논 국경에서는 11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습니다. 7월 27일, 골란고원을 덮친 로켓포 공격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이 사망한 후 긴장감은 더욱 짙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헤즈볼라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같은 달 30일,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를 공습해 헤즈볼라 고위 군 사령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날에는 하마스 정치부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배후설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8월 25일, 이스라엘방위군은 헤즈볼라가 슈크르 사령관 사살에 대한 보복 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파악해 헤즈볼라의 로켓포 발사대 수천 대를 선제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헤즈볼라는 여전히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와 드론 수백 발을 발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스라엘 내 주요 도시를 겨냥하지 않았으며, 최신식 정교한 무기를 배치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9월 17~18일, 헤즈볼라 대원들이 사용하는 무선 호출기와 무전기가 폭발해 39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당하며 또 한 번 상황은 격화했습니다.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달 20일, 헤즈볼라는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 군사령관 이브라힘 아킬, 아메드 와비 등 대원 최소 16명이 사망하며 또 다른 손실을 맛봐야만 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등 민간인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틀 후, 헤즈볼라는 아킬의 죽음에 보복을 다짐하며 이스라엘 영토 깊숙이 장거리 무기를 발사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측 주민 수천 명이 방공호로 대피해야만 했으며, 하이파시 인근 민가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방위군이 새로운 ‘공세 작전’의 일환으로 공습 수백 건을 실시하기 전인 9월 20일 기준, 최소 613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사망한 이들 대부분이 헤즈볼라 대원들로 추정되지만, 최소 147명은 민간인이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공습의 직접적인 결과로 최소 49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