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서창호 씨가 태국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에 고위 간부로 재직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2019년부터 1년간 타이이스타에 훈련국장(director of training)으로 근무했던 일본인 구마다 아키라에 의하면 서창호 씨가 '제임스'란 이름을 쓰며 고위직으로 근무했다고 했습니다.
타이이스타 특혜취업
구마다에 따르면 서창호 씨는 씨는 항공 지식·경험이 전혀 없었고 영어도 잘 못 했지만, 대통령 사위로서 이스타항공과 한국 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해 타이이스타가 자금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서창호 씨는 항공업계와는 무관한 게임업에 종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마다와 일문일답 (중앙일보 2021년 8월 24일)
질문: 타이이스타에 서 씨가 근무했는가?
답변: 맞다. 아주 높은 자리에 근무했다. 이사(executive) 지위가 확실하고, 따로 집무실도 있었다. 그가 없었다면 타이이스타는 모회사인 이스타항공과 관계를 맺어 존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질문: 왜 그렇게 생각하나?
답변: 회사 대표(CEO)는 박석호 씨였지만 그는 힘도 돈도 없어 보였다. 반면 서 씨는 아주 큰 힘이 있었고, 박 대표보다도 높아 보였다. 타이이스타의 모든 비용은 이스타항공에서 지급됐는데 이와 관련해 서 씨는 아주 중요한 인물로 여겨진다. 서 씨가 타이이스타와 이스타항공 및 한국 정부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 타이이스타에 돈이 들어오게 한 것으로 보인다. 서 씨의 역할이 없었다면 타이이스타는 존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질문: 근거가 있나?
답변: 내가 박 대표를 잘 아는데 그는 (항공 전반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비행기 표를 파는 에이전트(GSA) 일뿐이다. 타이이스타는 이스타항공·한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인 듯한데, 티켓 에이전트인 박 대표는 그럴 관계를 만들 힘도 돈도 없다. 타이이스타에서 지출된 모든 비용은 이스타항공에서 왔다. 서 씨가 한국 대통령의 사위로서 이스타항공과 한국 정부에 힘을 발휘해 돈을 가져온 결과 아니겠나
질문: 서 씨가 타이이스타에 근무한 기간은?
답변: 내가 2019년 5월~2020년 5월 근무했는데, 서 씨는 이미 재직 중이었다. 내가 입사하기 6개월~1년 전부터 일해온 걸로 보였다. 내가 퇴사할 때도 그는 재직하고 있었다.
질문: 그는 회사 내에서 어떻게 불렸나?
답변: 제임스란 이름을 썼다. 한국명은 모른다.
질문: 서 씨는 항공업 경험이 있나?
답변: 항공 지식도, 경험도, 배경도 전무했다.
질문: 항공 지식과 경험이 없다는 건 어떻게 알았나?
답변: 서씨와 직접 대화해 보니 항공 용어도 모르고 지식도 없더라. 그래서 알았다.
질문: 그와 대화하게 된 계기는?
답변: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과 똑같이 운영돼야 해서 승무원 훈련을 담당한 나는 이스타항공의 매뉴얼(교범)이 필요했다. 그래서 회사에 '이스타항공 매뉴얼을 구해달라'라고 요청하니까 서 씨가 이스타항공에 '매뉴얼을 달라'라고 연락하더라. 그러자 이스타항공 측에서 '무슨 매뉴얼이 필요하냐'라고 물었다. 항공사 매뉴얼은 직군별로 여러 개가 있기 때문인데 항공 지식이 전무한 서 씨는 그 질문의 뜻을 이해 못 하고 내게 '정확히 뭐가 필요한가'며 질문을 거듭하더라. 내가 서 씨 집무실에서 그와 대화하게 된 계기다. 그때 '이 사람은 항공에 전혀 경험이 없구나'라고 깨달았다. 서 씨는 영어를 잘 못 해 알아듣기 아주 힘들었다.
질문: 서 씨가 왜 고위직에 올랐다고 보나?
답변: 타이이스타가 이스타항공 및 한국 정부와 관계를 맺어 자금을 지원받는 과정에 대통령 사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봐서 데려왔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왜 항공을 전혀 모르는 사람을 고위직에 앉혀 거액의 연봉을 줬겠나.
질문: 서 씨가 문 대통령 사위라는 건 어떻게 알았나?
답변: 박석호 대표는 서 씨를 회사 사람들에게 일절 소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입사 초기엔 몰랐다. 그러다 궁금증이 생겨 동료들에게 물으니 '한국 대통령 사위'라고 하더라. 서 씨는 회사 사람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 박 대표와 또 다른 한국인 간부 및 '찹차이'란 이름의 태국인 경영국장(Managing director) 등 딱 3명 하고만 대화했다. 대외활동도 극도로 자제했다. 박 대표도 그를 태국 공무원이나 업계에조차 소개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서 씨는 은둔을 원했다. 누구도 그를 알기를 원치 않았다.
질문: 왜 정체를 숨겼을까?
답변: 한국 대통령 사위가 태국에서 항공사 고위직을 맡은 건 뭔가 일이 있어서일 거란 구설수가 현지에서 돌았다. 그러니 은둔을 원했을 것이다.
질문: 타이이스타에는 박 대표와 서 씨 외에도 한국인이 근무했나?
답변: 1명이 더 있다. 재정 책임자로 '존'이라 불렸다. 본명은 모른다. 영어를 잘했고, 머리가 벗어져 눈에 잘 띄었다. 그는 태국에 2주, 한국에 2주 식으로 왔다 갔다 했다. 타이이스타 소속이 아니라 이스타항공이 파견한 직원 같았다. 이 역시 두 회사가 한 몸이라는 증거다.
질문: 이스타항공은 자신들이 타이이스타와 무관하다고 하는데?
답변: 완벽한 거짓말이다. 항공기와 유니폼, 로고, 심지어 조종사 가방까지 이스타항공과 똑같다. 또 서 씨와 존 등 핵심 인력은 물론 자금까지 죄다 이스타항공에서 왔다. 내가 보기에 그 자금은 이스타항공 측의 포켓머니(비자금)인 듯하다.
질문: 그렇게 보는 이유는?
답변: 태국은 항공사 주식은 반드시 태국인이 51% 이상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태국인이 타이이스타의 오너가 되어야 하는데, 내 근무 기간 중 태국인 오너를 본 적이 없다. 있었다면 간부인 내가 못 봤을 리 없다. 결국 타이이스타는 어떤 태국인의 이름만 빌려 '가짜 오너'로 등록시키고 모든 자금과 지시는 이스타항공에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기(cheating)'의 전형이나 다름없다. 이와 관련,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질문: 이상한 일이라면?
답변: 박 대표는 타이이스타와 이스타항공의 관계에 대해 하루는 '같은 회사'라더니 다음날은 '서로 무관하다'며 수시로 말을 바꿨다. 또 타이이스타젯은 2019년 12월 17일 방콕~서울 간 시험운항을 했는데, 회사 측은 내게 '서울 가면 타이이스타젯이 이스타항공과 관계있다고 말하지 말라'라고 지시했다. 내가 놀라서 이유를 물으니 '(관계있다고 말했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이스타항공이 우리를 돕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더라. 이것만 봐도 타이이스타의 진짜 주인은 이스타항공임이 드러나지 않나.
질문: 언제부터 항공업계에 몸담았나?
답변: 1967년생으로 대학 졸업 후 일본 항공사에서 조종사를 하다 2004년 퇴사했다. 그 뒤 태국에 이주해 운항 관련 간부직을 맡으며 항공경영에 종사해 왔다.
질문: 퇴사한 이유는 뭔가?
답변: 지난해 3월경 회사가 월급을 반으로 깎더니 5월엔 지급을 정지했다. 사측은 '코로나 때문에 경영이 힘들다'는 이유를 대더라. 그러나 내가 보기엔 회사의 돈줄인 이스타항공의 경영난이 심각해졌기에 월급을 줄 수 없게 된 거다. 당시 이스타항공도 월급 못 주고 직원들도 해고했지 않았나. '이 회사 끝났다'는 생각에 사표를 냈다. 그때 다른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아 회사 문 닫은 거나 다름없었다.
구마다의 증언으로 항공에 경험도 지식도 없는 대통령 사위가 항공사 고위직에 특혜취업된 정황이 더욱 분명해졌다.
타이이스타 실소유주인 이상직 의원이 대통령 사위를 취업시킨 대가로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 이사장에 오르는 등 청와대와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이 의원을 구속기소한 전주지검이 샅샅이 수사해야 한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출처:중앙일보 2021년 8월 24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