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이희호 여사가 타계한 뒤 상속 재산을 둘러싼 형제간 한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DJ와 이희호 여사가 함께 지냈던 동교동 자택 그리고 노벨평화상 상금으로 받은 8억 원이 분쟁 대상입니다. (2020년 7월 KBS 기사)
김대중, DJ 사저, 100억원, 제빵학원 쪽 매각, 동교동, 김홍걸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회수, 박지원 전 재산, 이낙연, 전병헌
노벨 평화상 상금, 김홍업, 김홍설, 유산분쟁, 김대중 사저, 이희호 여사 유언, 2021년 6월 기사
이희호 여사 유언장 (2017년 2월)
이희호 여사 유언장에는 피상속인인 이희호 여사의 친필 서명과 날인, 그리고 상속인들이 세 아들의 서명과 날인도 담겨 있습니다. 장남인 고 김홍일 전 의원의 경우 당시 몸이 불편해 부인이 대신 서명, 날인했습니다.
1. 노벨 평화상 상금은 김대중 기념사업을 위해 사용하라.
2. 동교동 자택은 김대중, 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하라.
3. 동교동 사저 보상 시 3분의 1은 김대중기념사업회에 3분의 2는 3형제가 균분한다.
이렇게 명확한 문구를 두고 도대체 왜 두 아들은 싸우고 있는 걸까요? 유언장은 고인의 뜻이 담긴 중요한 문서지만, 아주 꼼꼼하게 작성되지 않으면 한낱 휴짓조각에 불과합니다.
유언은 5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2. 녹음에 의한 유언
3.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4.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5.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은 구수증서(받아 적은 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봅니다. 이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방식에 대해 민법은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인해 다른 유언 방식을 할 수 없을 때'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방삭은 급박한 사유의 종료일부터 7일 내에 법원에 그 검인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유언장에 대해 김홍걸 의원은 법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법 규정대로 '급박한 사유 종료일'로부터 7일 이내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제1070조 구수증언에 의한 유언
1. 구수증서의 의한 유언은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인하여 전 4조의 방식에 의할 수 없는 경우에 유언자가 2인 이상의 증인의 참여로 그 1인에게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그 구수를 받은 자가 이를 필기 낭독하여 유언자의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유언이 무효라면 김홍걸 전 의원이 유일한 상속인이 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사이에 낳은 친자는 김홍걸 의원뿐이기 때문입니다. 민법 규정에 의하면 김홍업 이사장은 부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계모 이희호 여사와의 친족 관계가 이미 소멸하기 때문에 상속권이 없습니다. 이런 논리에 따라 김홍걸 전 의원은 모친 타계 후 동교동 자택을 자신의 이름으로 이전 등기했고, 노벨상 상금도 인출해서 자신의 계좌로 옮겨놨다고 합니다.
김홍업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고인의 유지가 형제가 재산을 균분하라는 취지임에도 홍걸이가 유언장의 흠결을 이유로 욕심을 부리고 있다"라는 입장입니다. 김홍업 이사장 측에서는 이희호 여사의 유언장이 유언으로서는 작은 흠결 때문에 법적인 효력은 없을지 몰라도 이희호 여사의 뜻이 명확히 적혀 있는 만큼 이 여사가 사후에 자신의 재산을 3형제에게 증여하겠다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사인증여' 계약 (사망한 후에 재산을 증여한다는 민법상 계약)이라는 겁니다.
법원은 김홍업 이사장이 김홍걸 전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동교동 자택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동교동 자택 소유자가 된 김홍걸 전 의원이 맘대로 집을 팔지 못하게 한 겁니다. 김홍걸 전 의원 측은 "유언장의 법적인 효력은 인정할 수 없지만, 어머니의 유지는 따르려 한다"는 입장입니다. 즉, 지금 형에게 동교동 자택 지분을 줄 수는 없지만, 유언장에 나온 대로 동교동 자택이 팔릴 경우 그 매매 대금을 형제가 똑같이 나눌 것이고, 아울러 동교동 자택은 김대중, 이희호 기념관으로 쓰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70,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동교동 자택을 놓고 벌어지는 재산 분쟁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출처: KBS [속고 살지 마] 이희호 유언장은 무효일까요?
